‘양해동’ 에게 답한다

전철연 | 2006.03.29 20:16 | 조회 5079
이 문건은 지난 27일자 이른바 ‘전국철거민연합복원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구성준비모임’(비대위) 명의 문건에 대한 답변이다. 그러나 나는 중앙위원회에서 공식 선출된 전철연 12기 의장으로서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비대위’의 실체는 바로 양해동 개인이라 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답변은 양해동 한 사람을 향한 것이다.

먼저, 전철연 내부사정으로 인해 의장이 특정 개인을 향해 답변하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유야 여하튼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결과적으로, 전선에서 투쟁하고 계신 전철연 동지들에게 누를 끼친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그럼에도 양해동이 인터넷상에 끊임없이 게시하는 문건들은 전철연 조직분규를 심각하게 야기시킬 개연성이 있기에 의장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임을 말씀드린다.

(참고로, 이 답변은 양해동의 하등 대응할 가치없는 문건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위하는 전철연 동지들의 애정어린 권유에 힘입어 쓰여졌음을 밝힌다.)

1. 양해동은 전철연 논의구조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조직운동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서의 ‘민주적인 논의’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양해동은 논의 대신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문건을 인터넷상에 무분별하게 올림으로써 전철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이는 양해동이 조직의 이해보다 자신의 이해에 집착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2. 철거민노동자운동 원칙과 외연에 대하여 성찰하자.

‘주거세입자 투쟁’을 운동의 중심에 둔 전철연의 정책기조는 옳으며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오늘 한국사회의 계급구조는 매우 중층적으로 얽혀있는 까닭에, 철거민노동자운동은 원칙과 외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영세가옥주들은 건설자본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주거권을 박탈당하는 등 순식간에 세입자로 전락한다.

세입자 직전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이른바 ‘비가입’ 이유로 연대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이다. 즉 우리는 철거민 현장투쟁을 통해 잘못된 개발정책과 자본가 정권을 타격해야 하는 것이지, 이들의 미세한 계급차이를 두고 끝없이 불화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인 사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오산 수청동에서 당국의 그릇된 개발정책에 맞서 온몸으로 저항한 동지들에 대해 이들이 감옥에 있다는 이유로 투쟁 자체를 무의미한 것처럼 폄하하는 양해동의 무지는 동지들의 유의미한 투쟁을 외려 욕되게 한다.

3. 오산 수청동 투쟁은 정당했으며 과정은 민주적이었다.

양해동은 “오산 수청동에 골리앗이 세워지지 않았다면 사람이 죽지 않았고, 구속동지도 없었고, 전철연에는 족쇄도 걸리지 않았다”고 비난했는데 이 논리적 모순을 "수청동의 철거반원의 살인주범은 시행사인 주공과 화성경찰서, 철거깡패대장이었다."라고 적은 양해동 자신의 문건으로 되돌려 주겠다. 그렇다. 양해동의 말처럼 자본가 정권의 하수인이 용역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양해동은 우리들이 ‘합의’한 부분으로 인해 전철연에 족쇄가 채워졌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이는 형식논리다. 우리는 동지들의 아픔을 향후 전철연 투쟁에서 족쇄가 아닌 철거민노동자들의 해방투쟁으로 답할 것이며, 이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따라서 오산 수청동 투쟁의 정당성은 결과론(사망사고와 구속)으로 간단히 폄하할 성격의 것이 아님을 잘 알아야 한다.

수청동 투쟁 당시 양해동은 정책위원장으로 수청동 대책위원회에서 열렸던 위원장단 회의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수청동 주민들과 함께 수련회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한 동지들을 각종 연대투쟁에 동원요청을 했던 사실도 뻔히 알면서도 그때는 말 한 마디 없더니 오늘에 이르러 느닷없이 "골리앗이 세워지지 않았다면" 이란 엉뚱한 가정을 내세워 자신이 동참한 행위를 스스로 부정하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구속이라는 이유 하나로 수청동 투쟁 전체를 매도하는 양해동의 비난은 비이성적이며 몰염치하다 하겠다.

4. '합의'는 민주적인 논의 과정을 거쳤으며 선전투쟁으로 이어졌다.

'(사망자) 합의'는 가족비대위와 수청동비대위 그리고 구속된 동지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위원장단 회의 등 충분한 민주적인 논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1심 출소 동지들이 합의를 위해 만든 모임에 장 연사국장도 함께 참여했음에도 최근 사태에 일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대체 어떤 연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당시 동지들이 현실적으로 처한 열악한 여건으로 말미암아 합의에 동의, 법정투쟁까지 발전하지 못한 부분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우리 동지들은 합의금 마련을 계기로 지하철 등지에서, 정경유착으로 추진하는 잘못된 개발정책과 자본가 정권의 살인적 폭력을 만천하에 알리는데 선전전 투쟁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그럼에도 양해동은 이를 일컬어 ‘앵벌이’ 라고 표현하는 극단적인 무지한 글쓰기를 자행했다. 물론 이러한 표현은 그의 왜곡된 인식 수준으로 보아 나올 수밖에 없는 용어로 분노에 앞서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5. 전철연 의장에 대한 맹목적 비난을 민중에 대한 진정성으로

모든 민중운동 활동가들은 어떤 자리를 막론하고 민중에 헌신하는 것을 목표로 투쟁해야 한다. 전철연 의장 자리 또한 하등 다를 바 없다. 다만 우리는 철거민노동자 운동 영역에서 복무할 따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산 수청동 투쟁을 빌미로 나에게 가해오는 양해동의 문건은 이곳에 그대로 옮길 수 없을 정도로 가히 폭력수준이다.

게다가 양해동은 자기 멋대로 "중앙위에서 조직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친 반조직적 인자를 조직의 대표로 추천하는 순간에 스스로의 규약을 위배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존재기반을 부정하는 것이 됨으로서 원인무효가 되는 것"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전철연 최고의결기구 구성원들인 중앙위원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그의 무지한 행동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자본가 정권을 향한 전철연의 가열찬 현장투쟁보다 항상 나의 거취에만 연연하고 있는 양해동의 불필요한 아집은 민중에 대한 진정성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전철연 의장이란 자리는 제도권에서 반대급부를 누리는 그런 형태의 자리와는 전혀 다르다. 나는 최고의결기구에서 정한 나의 맡은 바 임무에 변함없이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책임론이 필요하다면 구속된 동지들이 나온 후 거론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철연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맹렬하게 쳐들어오는 저 건설자본의 공격에 맞서 현시기 철거민노동자 운동의 최선봉에 서있다. 그런 막중한 역할의 전철연에게 적전에서 "파멸의 족쇄"로 채우는 일을 벌이고 있는 양해동의 이적행위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나에 대한 인터넷 상에서의 맹목적 비난을 전철연 내에서의 생산적인 논의로, 나에 대한 맹목적 질시를 민중에 대한 진정성으로 바꾸길 거듭 충고한다.

2005. 3. 29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남 경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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