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전국철거민연합 청년 학생들과 의 간담회

전철연 | 2005.07.29 23:51 | 조회 6690

빗줄기가 잦아든 오후 2시경, 검은색 투쟁조끼를 입은 전철연 동지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동국대 명진관 입구를 지나 학생들이 써붙인 친절한 안내자보를 따라가니 3층 복도에서부터 전국철거민연합(이하 전철연) 집행부가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자료집과 유인물을 나눠주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먼저 온 이들이 드문드문 자리를 메우고 있던 강의실 100여개의 좌석은 속속 도착한 삼각․수하동, 용산, 상도5동을 비롯한 각 지역 철거민대책위원회(이하 철대위) 동지들과 서울, 경기, 부산지역의 십여 개 캠퍼스에서 온 청년학생들로 금새 꽉 찼다.

《2005 전철연 청년학생들과의 간담회》는 “투쟁하는 철거민이 철거에서 해방된다!”라는 기치아래 정부와 건설자본에 맞서 목숨을 건 생존권 사수투쟁을 비타협적으로 벌여온 전철연이 청년학생들과 각 지역철대위의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의 문제의식을 교류하는 가운데 무너진 철거민-학생의 연대투쟁 전선과 기풍을 복원하자는 취지 아래 기획되었다.

사회를 맡은 전철연 장석원 연사국장의 참석단위 소개를 시작으로 하여 남경남 의장의 발제 중심으로 약 3시간동안 진행된 간담회는 무엇보다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빈민운동’에서 ‘노동자운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철거민 운동의 노선과 원칙을 재확인시키고 이해를 돕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리고 발제 뒤에 이어진 학생들의 활발한 문제제기와 비판의식이 담긴 질문은 현 철거민운동에 대한 시각의 차이를 드러내었으며 몇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전철연이 직면해있는 현실적 모순 또한 대략적으로 짚어 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밝히면, 상호 간 의견교환에 충실하며 발제에 대한 경청과 진지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남경남 의장이 기조발제에 들어가기 전 강조한 바대로 “철거민운동의 성격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연대의 첫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의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연대가 대의명분과 당위를 넘어서는 구체적 실천과 정치적 행동으로 발현되는 것이라면 공동투쟁과 연대활동에 있어서 인식과 방향의 통일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날 간담회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문제들과 각 쟁점을 둘러싼 관점과 정치적 판단의 차이를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호교류와 지원투쟁 속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다음으로, 가진 것 없이 자본에 의한 착취와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무산계급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주체들의 투쟁목표와 요구, 생활조건의 이질성으로부터 여전히 철거민운동은 노동자운동과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부문운동으로 머물러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는 일차적으로 노동자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각계운동을 선두에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 계급운동의 상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거민운동의 객관적, 주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철거민운동을 자본주의 철폐, 노동자 해방의 전망아래 다시 세워내고자 하는 주체들의 고군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동시에 노동계급 대중의 정치의식화에 기여할 타 계급․계층과의 연대는 어떻게 모색될 수 있는지, 자본의 착취에 저항하는 각 부문운동이 올곧은 방향으로 전진하기 위하여 선진적인 노동자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또한 모색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간담회가 ‘청년학생들’을 연대세력의 주축으로 설정하고 기획했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성격을 갖기는 했지만 노동자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풍동철대위 투쟁이 보여주는 철거민들의 삶과 현실

간담회를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작년 주거권투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고양시 풍동철대위 투쟁에 관한 영상물 상영이 있었다. 영상물은 2004년 5월 경, 용역깡패들이 제조한 화염병과 돌이 날라 다니고 흉측한 포크레인이 담장과 벽을 깨부수는 장면과 폐허가 되어버린 풍동 철거민들의 생활터전을 연속해서 비추며 피터지게 싸운 지난 투쟁의 기억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일상적인 전투에 길들여져 이미 익숙한 장면들이지만 참석한 철대위 동지들은 새총과 최루탄을 난사하는 용역깡패들의 치떨리는 살인만행에 영상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기도 물도 끊어버려 농성을 유지하는 것만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끈질기에 버티고 있는 원동력이 대체 무엇이냐는 취재원의 질문에 한 나이든 철거민의 대답은 간단하고 또 명료했다. “눈앞에 놓여있는 단 하나의 목적 즉 ‘가수용단지와 임대영구주택 쟁취’를 위해 싸울 뿐”이라는 것이다. 철거민들의 뚜렷한 권리의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건설자본과의 목숨 건 싸움에서 이겨내지 않고서는 빈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읽을 수 있었다. 대개 한 지역을 강제철거 하는데 수천 명의 용역깡패가 동원되는 것이 보통이고 이때까지 그 충돌의 과정에서 노인과 부녀자를 중심으로 철거민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것이 보통사람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철거민들의 삶이고 그들의 행동과 의식이 전투적일 수밖에 없는 단 하나의 이유다.
전철연이 이날 나눠준 유인물 하단에는 “노학연대 강화하여 자본과 정권타도…”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찍혀져 있었다. 철거민들의 타격대상은 용역깡패나 그를 사주한 건설자본 뿐 아니라 재산가치 증식을 통한 사적이윤 추구를 위해 투기에 벌레처럼 몰려드는 대․소자본가계급 전체와 그들을 지휘하는 총자본으로서의 정권이기에 정권타도 구호는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목숨 건 투쟁의 댓가로 2004년 12월 27일 10여 차례의 협상 끝에 가수용단지를 쟁취해낸 풍동철대위 동지들이 “철거민들만의 생존권 투쟁을 넘어 자본주의에 맞서는 전 민중의 투쟁”으로 나아갈 것임을 선언하는 집회장면을 마지막으로 10분 남짓한 짧은 영상물은 끝이 났다.



철거민운동을 계급적 관점에서 다시보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철거민 운동의 발전전략〉을 주제로 전철연 남경남 의장의 발제가 시작되었다. 남경남 동지는 “최근 ‘80년대식 투쟁’, ‘폐쇄적 경향’ 등 철거민 투쟁에 대한 곡해와 비난이 존재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5월 시사잡지 「한겨례21」에 실린 전철연 투쟁에 관한 특집기사(‘철거탑은 흉기인가’ 558호 참조)로 불거진 전철연 투쟁방식에 대한 논란과 연대세력 사이의 혼란을 염두 한 발언이었다. 기자가 자의적으로 왜곡한 부분에 대한 반박기고(‘전철연은 왜 투쟁하는가’ 569호 참조)에 이어 소위 ‘진보’언론이 갖는 몰계급성과 소부르주아적 한계에 대한 폭로와 항의투쟁을 전개함으로서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각 계급세력에 따른 철거민운동에 대한 성격규정과 정치적 태도는 더욱 분명해진 계기가 되었다.

남경남 의장은 철거민운동을 빈민운동으로, 경제투쟁으로, 철거민들만의 투쟁으로 인식하는 운동진영 내에 협소한 시각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며 이를 토대로 계급적 관점에서 재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전철연 정책실에서 01년 제출한 문서를 기초로 ‘노동자운동의 발전지향을 갖는 전철연운동의 노선과 전략’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전철연 운동의 전략은 주거지와 주택은 노동자들이 내일의 노동을 위해 재충전하는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철거민들 대개가 일용직, 시설관리 등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즉 전철연이 사용하고 있는 ‘노동자 철거민’ 개념은 철거 투쟁이 끝나면 노동자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주거권은 계급대립의 모순 속에서 착취받는 계층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이며 이런 의미에서 그는 현재 전철연의 주요 요구인 ‘영구임대주택 보장’이 노동자적 관점에 선 계급적 요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주거권은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경남 의장이 이날 주되게 강조한 것은 “이때까지 철거민 노점상의 또다른 이름이었던 ‘빈민’은 자본에 의한 분화”이며 “철거민 투쟁은 노동자 투쟁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철연 운동은 “자본의 이데올기에 농락당할 수 없기에 빈민의 이름을 폐기하고 전빈련 운동과의 단절을 선언”했던 것이다. 남의장의 말대로 80년대 ‘민중해방운동’으로 표현되었던 철거민운동은 당시 가졌던 노동운동과의 연결고리과 변혁적 성격을 잃고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도입된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량적인 ‘빈민운동’으로 전락했다. 이는 빈곤문제에 대한 국가자본의 사회보장대책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내세운다는 점에서 주체화의 어려움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정부의 개량적 정책에 쉽게 포섭되거나 시민운동의 영역으로 흡수되어 운동의 진보적 의의와 계급적 전망이 가로막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의장은 나아가 “노동자 집회, 현장투쟁에의 연대는 철거민 운동주체 본연의 임무일 수 밖에 없다”까지 말했다. 현재 중구지역 삼각․수하동 철대위 동지들이 노조탄압에 맞선 인쇄노조 성진애드컴 투쟁에 공동지원대책위를 꾸려 일상적으로 연대하고 있으며 작년 여름 전해투, 학생들과 투쟁실천단을 구성하여 각 투쟁사업장에 지지연대사업을 벌이는 등 이미 전철연은 그러한 의식성과 지향을 실천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왜 이렇게 전철연 투쟁을 탄압하는가?”라는 대목에 와서는 남의장의 문제의식이 정세인식과 맞물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남의장은 “현재 노사정 담합을 통해 추진 중인 총자본의 로드맵은 노조전임자를 축소하고 노조를 무력화시켜 노동운동을 죽이려는 의도가 명백하다” 라면서 철거민 운동도 노동운동의 한 부문이기에 그리고 가장 격렬하고 비타협적으로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운동의 질적전환을 위한 전철연의 시도 그리고 현실적 모순

남의장의 발제가 끝나고 전철연의 기조와 활동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성 발언부터 비판의식이 담긴 의견까지 학생들의 질문이 연이어 쏟아졌다.

먼저 전철연의 급진적인 투쟁방식(화염병, 파이프를 동원한 물리적 전투과 골리앗 투쟁)과 수직적, 명령적 운영체계를 비판한 「한겨례21」의 보도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해달라는 수원대 학생의 요청에 대해 남의장은 “그들은 정부의 기만적인 정책에 편승한 세력들이기에 전철연에 대한 시각이 고울 수가 없다“며 “비타협적으로 싸우지 않고서는 승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그리고 “착취가 이전보다 더 심하게 몰아닥치는데 그만큼 더 격하게 저항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수평적 질서를 추구해야 하지만 기간이 한정되있는 철거민 투쟁의 특성상 흩어져 있는 각 지역의 투쟁을 일사분란하게 지휘하고 그들의 의식과 행동을 빠르게 바꿔내기 위해서는 수직적 지휘체계가 불가피하다”며 현실의 제약적인 조건을 냉철하게 직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생들이 왜 전철연 투쟁에 연대하고 있지 못한가?”란 질문에서는 계급운동의 전반적인 침체와 상황변화, 대중의식의 변질이 전철연운동과 학생운동에도 그 영향을 강력하게 미치고 있는 결과라고 대답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학생들의 투쟁의식과 실천성도 80년대 ~90년대 초에 비해 대단히 하락했으며 “요즘 철거민 투쟁에 가면 학생들이 오히려 나이든 철거민들보다 싸우는 걸 더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을 바꾸는 것이 ‘변혁’이라면 “변혁은 결정적인 실천투쟁 없이는 불가능”하며 “의식만 가지고 세상을 절대 바꿀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학생들의 ‘과감한 실천‘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간담회의 주요취지였던 학생들과의 연대의 고리를 다시 튼튼하게 구축하는 문제에 있어서 견해를 듣고 싶다는 성공회대 학생의 질문에 대해서는 “몸대주기가 아니라면 전철연의 운동기조와 방향에 대해서 널리 알려내고 동참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밖에도 ‘노동자철거민’개념의 현실적합성, 지역노조 건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멀리 부산 동아대에서 올라온 한 학생의 경우 한 지역에서 철대위가 처음에 어떻게 조직되고 연결되는지, 협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 철거반대투쟁의 과정과 전철연의 조직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철대위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일어선 어떤 학생은 “우리는 연대의 원칙에 입각하여 철거투쟁에 결합하고 있으며 철거민들이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며 “전철연이 올해 많은 비판을 받긴 했지만 각 학교를 돌면서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는 모습에 지지를 보낸다”라는 발언을 해 동지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철대위 동지들에 의해 다양한 의견과 건의사항도 제출되었다. 상가대책위의 한 동지는 "현재 전철연의 요구가 ‘주거권 쟁취’ 중심인데 현재 철거투쟁에 맞서 싸우고 있는 4~5개 영세상가 철거민들이 함께하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요구안을 잡는 것도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견해를 제출했다.
사실 전철연에 있어 철거민의 계급(계층)구분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발제문〈철거민 운동의 발전전략〉에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철연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은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게 한다. 전철연이 소상가주, 영세공장, 가옥주와 같이 싸울 수밖에없는 현실적 조건 때문에 “상황적 요구와 전술적 필요성으로 인해 정부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사안적으로 같이 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투쟁이 진행형인 오산수청동 8가구의 주민들 모두가 영세가옥주라는 점에서 친자본언론이 투기꾼으로 몰고가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그에 대해서 남의장은 노동자가 투기목적이 아니라 노동을 통해 자신의 살아갈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영세가옥주의 소유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대답했으나 이는 이어지는 재질문과 반론 속에서도 드러나듯이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고 그들의 가입여부에 대해서도 내부에도 심도있게 논의해야할 사항”으로 남아있다. 전철연의 강령․규약에는 “영세가옥주․상가를 지도한다”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는 그들의 상가 영유방법이 자본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노동자계급의 일부로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도 5동 가대위 위원장은 “영세가옥주는 건설자본의 매수공작에 의해 세입자의 위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철거민에 의해 무조건 지도받는 대상은 아니다”며 반박했다.



“철거투쟁에서 해방되는 날은 노동해방의 그 날”

간담회가 거의 마무리되어갈 무렵 서산 철대위 위원장은 “철거민 투쟁의 종식은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는지" 전철연 집행부의 견해를 듣고 싶다며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남의장은 “철거민들만 특별히 대우 받을 수도, 특별히 승리할 수도 없다. 철거투쟁에서 해방되는 날은 노동해방이 되는 그날이다”라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간담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명제’였는지는 확인 할 수 없으나 철거민 운동 그 자체로서 갖는 한계는 이미 지난 철거민운동의 역사와 경험 속에서도 드러난 바이다. 주거권 쟁취라는 시민적 권리의 획득이 일차적 목적일 수밖에 없고 현실에서의 정책적 대안을 통한 생활조건의 개선 이상으로 근본적인 현실의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궁극적 전망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객관적인 존재조건으로부터 부여받는 한계를 높은 수준의 정치적 의식와 연대로 돌파하고 노동자들의 동맹세력으로서 또 일부로서 노동계급 운동의 강화에 복무하는 지향을 명확히 쥐기 위해 전철연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듯 했다.
이날 간담회 도중 잠깐 언급되었지만 전철연은 토지공개념에 입각한 ‘공공공영개발의 확대’, 사적소유에 대한 제재 등 개량적 요구에서 나아가 사적소유 철폐를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보다 정식화 하려 하고 있다. 또한 변혁적 주체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잠재적인 운동주체를 성장시켜내고 주거권 쟁취 투쟁이 끝난 후 현장으로 돌아가 계급적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통로로서 철거민 투쟁을 위치 짓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아직 “계획으로서 추진되거나 현실화 되지는 못한” 지역노조 건설 원칙의 근거이다.

“각 단위로 돌아가 토론을 통해 철거민 투쟁에 대한 평가과 발전방향에 대한 지탄없는 비판과 문제의식을 전해달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노동자투쟁에 연대할 것”임을 약속하고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간담회가 끝나고 뒷풀이 자리로 이동하면서 장석원 연사국장은 이 간담회를 위해 한달여간 조직하고 준비했다고 얘기를 꺼내며 “학생운동 각 정파 단위에서 한 두명씩은 올 줄 알았는데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철연은 8월 말 학생들과의 여름현장활동을 기획 중이며 제안서는 이미 각 단위로 보낸 상태라고 한다.
이날 나눠준 자료집에는 각 지역상황과 일정이 세세하게 실려 있었다. 임대아파트에서 살아갈 희망을 갖고 살던 용산동 5가 주민들은 돈벌이에 혈안이 된 건설자본의 폭력철거와 용산구청의 협조 하에 주거지를 강탈당하고 하루아침에 철거민으로 내몰린 상태다. 오산수청동 투쟁도 얼마 전 망루에서 내려왔지만 대한주택공사와 사제새총과 도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에 맞서 54일간의 목숨 건 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철대위가 항상 패배하거나 불리한 싸움만 전개한 것은 아니다. 공증문건을 통해 승리한 지역은 5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연대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임을 철거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착취받는 계층의 든든한 동맹군인 계급의식적 학생들 나아가 노동계급과의 유기적 연대 속에서 철거민운동을 비롯하여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맞서 각개분투하고 있는 운동을 단일하게, 보다 의식적으로 밀어올리기 위한 선진활동가들의 실천적 고민과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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